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Time waits for no one :: [서평] 너는 내게 어떻게 사랑을 전할까. - 요시다 슈이치 <사랑을 말해줘>

 
[소설] 사랑을 말해줘(양장본)
요시다 슈이치 |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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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게 어떻게 사랑을 전할까.
- 요시다 슈이치 <사랑을 말해줘>



누군가와 있다면, 가장 불안한 첫 번째 상황은 침묵이다. '뭔가 말하지 않으면 안 돼.' 강박관념처럼 서로 있는 말 없는 말, 사소한 일과조차 쉴 새 없이 말과 소리로 주고받는다.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무리지어 얘기하는 틈에 치어 가만히 듣고 있자면, 단 몇 분도 안 되어 '뭐라도 얘기해봐'라고 재촉하는 눈빛의 표적이 되고 만다.

소통에 있어서 분명 '말'의 힘은 존재하고 글과는 다른 무한한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보물이다. 하지만 나는 느낀다. 세상은 말이 가진 아름다운 소통을 넘어 필요이상의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짜 전하고 싶은 것을 전하지 못하고 오히려 쏟아지는 말 속에 진심이 깊숙이 숨겨지고 마는 것은 아닌지.

소리 없는 텔레비전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교코의 고요함이 폭력처럼 느껴졌다.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떠들썩한 소리를 되살리려는 내가 있었다.
기묘한 감각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정적에 대해 소란함으로 대항하려는 본능이 인간에게는 있을지도 모른다. - P.66

슌페이의 시점으로 보는 연인 교코와 그녀와의 일상은 담담하면서도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하면서도 침착하다. 소리 없는 세계의 그녀와의 만남과 일상을 나누게 되기까지 슌페이는 오히려 말과 소리로 넘쳐나는 세계에서 받는 불신과 공허함에서 벗어난 새로운 소통에 안정을 찾고 새로운 삶에 정착하고자 한다. 하지만 새로움은 익숙해지면 보편적이 되듯 소리가 '있는' 외부(일)와 소리가 '없는' 내부(일상) 사이의 괴리감을 느끼며 자신이 믿었던 사랑과 일상도 어느 새인가 공기 속의 먼지 마냥, 보일 듯 보이지 않게 혼란 속에 가두어두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슌페이가 표현하는 이 모든 감정과 생각들이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닌, 때때로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보편적인 시선에 한층 깊고 세밀해서 어느 순간 '나라면, 나라도'하며 몰입하고 있는 책 밖의 내가 있음을.

결국 슌페이의 어정쩡한 혼란의 나날들이 또한 진심을 삼킨 채 교코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상황은 처음으로 돌아가려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전하지 못한 채 각자가 익숙한 세계로 그렇게 돌아가려했다. 어쩌면 그렇게 끝나는 것이 현실이고 당연한 이별이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전해지지 않은 진심 속에 애초에 돌아갈 처음은 없지 않을까. 그리고 슌페이는 간절히 원하던 것을 찾는다. 전하고 싶고 알아주길 바랐던, 누가 누구에게 향함이 분명한 간절한 마음을 말이다.

"우리가 어중간한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든 건 아니잖아."
"이걸 본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군. 자신들이 뭘 모르고 있었는지." - P.213

중요한 것은 결국 '말'은 아니다. 쏟아지는 말 속에 진심이 숨겨지고 왜곡되는 반면, 말 없는 고요함 속에 삼켜지는 진실도 있는 법. 누가 누구에게, 전하고 싶고 알려주고 싶은 그 마음이 간절하다면 우리는 더 이상 떠들면서 느끼는 묘한 안정감도, 침묵에 대한 불안함도 의식할 겨를 없이, 서로의 진심에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 적용하기엔 아마득할 지도 모르는 번지르르한 말뿐일지도 모르지만, 슌페이와 교코, 이 두 사람의 일상과 사랑의 이야기로 하여금 적어도 나는 어떤 상황에 있어서도 나의 방만한 마음을 '말'탓으로 돌리지 않으리라.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상대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하겠지.

'너는 내게 어떻게 사랑을 전할까, 나는 네게 어떻게 사랑을 전할까.'

Posted by Se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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